이상화 넘어선 김민선
생각의 전환으로 급성장
올해 금빛 질주 노린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이상화를 눈물짓게 했던 김민선이 깜짝 놀랄 근황을 전했다. 지난 13일 노르웨이 스타방에르에서 열린 2022-23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1차 대회 여자 500m와 1000m에서 각각 금메달과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선수가 ISU 월드컵 500m 부분에서 우승한 건 ‘빙속 여제’ 이상화 이후 7년 만에 이룬 성과다. 특히 그동안 1000m 부분에서 이상화는 동메달만 2차례인 만큼, 김민선은 한국 여자 선수 최초로 1000m에서 은메달을 딴 선수가 됐다.
고교 시절 눈부신 활약
포스트 이상화로 주목

김민선은 2017년 서문여고 재학 시절부터 일찌감치 ‘포스트 이상화’로 주목받았다. 캐나다 캘거리에서 펼쳐진 ‘2017 폴 클래식’에서 37초 70을 기록했는데, 10년 전 이상화가 세웠던 세계주니어신기록 37초 81을 깨고 0.11초를 앞당겨 단숨에 유망주로 큰 이목을 끌었다.
또한 같은 해 월드컵 2차 대회에서 여자 500m 6위까지 오르는 등 가능성을 보여줬는데, 월드컵 4차 여자 500m에서 37초 78의 기록을 세웠다. 이에 국가대표 선발전을 비롯해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출전권을 자력으로 획득하기도 했다.
허리 부상 치료 통한
약점을 보완한 계획

하지만 여느 선수들이 그렇듯이 김민선도 부상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경기 일주일 전 허리 부상으로, 여자 500m에서 16위에 머물러야 했다. 이후 2년 동안 허리 치료에만 집중해야 했는데, 이 기간 동안 가장 신경 쓴 것은 다름 아닌 지구력 훈련이다.
단거리 훈련에 집중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훈련 패턴을 바꿀 계획을 세운 것. 중장거리 훈련에 힘을 쏟으며, 근력 부족으로 인해 발생한 스타트 약점을 레이스 후반에 만회하겠다는 뜻이다. 이러한 노력은 이상화도 해내지 못했던 한국 빙속 역사에 새로운 시작을 마련하는 기틀이 됐다.
성장하는 김민선이 대견
더 높은 곳을 바라볼 것

올해 2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동계올림픽에서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을 누구보다 응원했던 사람은 이상화이다. 당시 그는 선수가 아닌 KBS 해설위원으로 경기에 참석했는데, 4년 전보다 성장한 김민선을 향해 아낌없는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김민선은 7위에 오르며, TOP10 진입에 성공했다. 이날 중계를 담당한 이상화는 김민선의 레이스를 보기도 전 눈물을 보였는데 “아쉬움의 눈물이 다음엔 기쁨의 눈물로 바뀔 것으로 믿는다. 금메달을 못 땄다고 해서 가치가 없는 것은 아니다”라며 “미래가 창창한 선수이기 때문에 오늘을 계기로 성장할 기회를 얻었을 것이다”고 바람을 밝혔다.
한편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단거리 간판으로 자리잡기 시작한 김민선의 거침없는 질주는 계속될 전망이다. 제갈성렬 감독은 “김민선은 올해 유니버시아드대회와 세계선수권대회 입상 목표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기량을 더 끌어올린다면 이상화가 세운 여자 500m 세계신기록(36처 36)과 1000m 한국기록(1분 13초 66)도 근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