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명문구단 맨유
구단주 글레이저 가문
맨유 매각 결정

세계적인 축구 클럽을 논하는 데 있어서 실력도 중요하지만 많은 팬층을 보유하고 있는지와 오래된 역사와 전통이 있는가에 대한 평가 기준도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축구 팬들에게 가장 많이 알려진 클럽은 레알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바이에른 뮌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아스날, 첼시, 리버풀, 유벤투스 등 유럽 4대 리그 소속 빅클럽들을 나열할 수 있다.
그중 한국 팬들에게 가장 익숙한 클럽은 맨유가 아닐까 싶다. ‘해버지’ 박지성이 아인트호벤을 거쳐 처음으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로 진출한 클럽으로 당시 퍼거슨 감독이 이끌던 맨유는 세계 최고의 클럽으로 불렸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박지성이 있던 맨유는 한국에서 ‘국민 클럽’으로 자리 잡았고 그 시절 유입된 맨유 팬들이 현재까지도 남아 있는 경우가 대다수다.
퍼거슨 은퇴 이후
맨유의 몰락


축구에 입문한 지 얼마 안 된 팬이라면 맨유의 위대함을 모르는 팬들도 많을 것이다. 이유는 맨유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퍼거슨 감독이 물러난 이후 과거의 위상을 되찾지 못하고 우승도 한 번도 거두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맨유는 현재까지도 프리미어리그 20회 우승으로 최다 우승에 빛나는 전통의 클럽이다. 엄청난 전통을 지닌 맨유는 잉글랜드에서 유일하게 트레블을 달성한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명문 구단이다.
그러나 맨유가 몰락하기 시작한 시점은 퍼거슨 감독이 물러난 이후부터다. 퍼거슨 감독 시절 리그에서 2위 밑으로는 거의 내려가 본 적 없는 팀이 12-13시즌 우승을 끝으로 13-14시즌부터 7위로 떨어지더니 이후 17-18시즌 준우승을 빼고는 2위 이상 기록해본 적이 없다. 수많은 감독과 최고의 선수들을 영입했음에도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몰락의 주원인
구단주 글레이저 가문

맨유가 부진에 빠지게 된 이유로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구단주인 글레이저 가문이다. 전 맨유 구단주인 맬컴 글레이저의 뒤를 이어 조엘 글레이저와 에이브럼 글레이저가 아버지를 물려받아 현재까지 맨유의 구단주로 활동 중인데 과거 부임 이래부터 현재까지 맹비난받는 유럽 축구 구단주 중 한 명이다.
2005년 아버지 맬컴의 구단 매입 당시에도 글레이저 가문의 독재식 운영은 많은 비판을 받았고 프리미어리그는 커녕 축구에 대해 전문한 지식으로 상업적 이익만 취하며 정작 구단에는 빚만 쌓아두는 무소통 운영으로 영국 내외에서 맨유의 주적으로 손꼽혔다. 특히나 맨유에 대한 경영착취가 기록적인 수준인데, 뽑아먹는 돈이 EPL 내에서 압도적인 1위다.
글레이저 퇴진 시위
맨유 매각 결정


글레이저 가문은 빚으로 구단을 사놓고 그 대금을 그대로 구단 명의로 얹어놨기에 맨유의 빚은 리그 내에서도 탑급이다. 현재까지 밝혀진 부채만 무려 11억 파운드(약1조 6,783억) 수준이다. 체계적인 지원을 받아도 모자랄 구단이 구단주 빚을 갚는데 구르고 있고 구단주는 높은 급료의 비싼 선수들을 무계획적으로 사다 보니 팀의 근간인 유스 시스템, 구단 설비 등 기반 시설에는 전혀 투자가 되지 않고 있는 것.
이 때문에 과거부터 맨유 팬들의 ‘글레이저 아웃’을 외치는 목소리를 꾸준했고 현재까지도 엄청난 원성을 사고 있다. 방만한 운영과 더불어 맨유의 성적이 10년간 하락세에 접어들자 인내심에 한계가 온 맨유 팬들은 지난해부터 경기장을 점령하거나 시위대를 결성하는 등 ‘글레이저 퇴진 운동’을 벌이며 구단주 교체를 강하게 원했다.
맨유 레전드 네빌 역시 “글레이저 가문은 맨유에 상당한 부채를 안겼다. 완벽한 매각이 필요하다. 글레이저 가문은 완벽하게 맨유에서 나가야 한다. 글레이저 가문과 소유주로 함께 한다면 팬들의 환영을 받지 못할 것이다”라며 완전 매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결국, 맨유의 소유주 글레이저 가문은 지난 11월 마침내 매각을 발표했다.
맨유 매각 협상
사우디 자본에 넘기나


맨유 매각을 공식적으로 발표한 이후 글레이저 가문은 맨유 매각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언론에 따르면 이들은 초기 요구 가격을 약 1조 원에서 9조 원으로 낮춘 상황이다. 하지만 지난여름 첼시의 매각 당시 액수가 7조 원이었던 점을 고려한다면 현재 그들이 정해놓은 판매 가격은 비현실적일 가능성이 크다.
우선 맨유 인수에 관심 있는 컨소시엄이 여러 개가 언급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들려오는 소식은 애플이나 아마존 같은 세계적인 대기업이 아닌 사우디의 한 부자였다. 영국 언론 ‘미러’는 글레이저 가문이 사우디 투자자와 대화했다. 맨유는 2023년 1분기 말까지 매각을 완료하는 것이 목표다”라고 설명했다.
맨유 텐하흐 감독도 “판매가 빨리 이루어진다면 더 많은 투자가 가능할 것이다. 많은 자금이 제공되어 현재 상황보다 더 나아질 것이다”라며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한편, 오일머니를 앞세운 사우디의 거대 자본들이 최근 EPL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맨유 외에 리버풀도 최근 매각을 선언했는데 두 구단 모두 사우디 자본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