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친스키 메이저리그 복귀
늘어나는 KBO 역수출 사례
미국 돌아간 선수들 성적

2022 프로야구 시즌이 끝나고 각 팀들은 FA시장과 비 FA 계약을 통해 전력 보강에 나서고 있다. 특히 국내 선수도 중요하지만, 팀 전력의 절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외국인 선수 교체 및 잔류도 계속해서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대부분의 팀이 외국인 선수 구성을 마무리했다.
통합 우승팀 SSG는 이례적으로 우승 다음 시즌에 외국인 선수 3명을 모두 교체했다. 라가레스, 모리만도, 폰트를 보내고 현재 맥카티, 에레디아 영입을 확정했고 로메로의 영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키움은 요키시를 제외하고 두 명의 외인 교체를 단행했는데 KBO 경험이 있는 러셀을 재영입하며 화제가 됐다. 특히 올 시즌을 끝으로 NC의 루친스키와 SSG의 폰트가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하면서 과거 KBO를 거쳐 미국으로 돌아갔던 외국인 사례들이 주목받고 있다.
KBO에서 맹할약
루친스키와 폰트


최근 4년 동안 NC에서 활약한 루친스키가 메이저리그 복귀에 성공했다. 루친스키는 미국 메이저리그(MLB)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와 1+1년 최대 800만 달러(103억 원) 계약했다. 루친스키는 NC 입단 전에 MLB 통산 4년 동안 41경기에서 4승 4패 평균자책 5.33을 기록했지만, KBO에 입성해 4년간 121경기 53승 36패 평균자책 3.06을 기록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지난해 SSG에 입단해 올 시즌 통합 우승에 일조한 폰트는 재계약을 거부하고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했지만, 아직까지 계약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폰트는 두 시즌 동안 53경기 221승 11패 평균자책 3.03을 기록하며 올 시즌 김광현과 함께 팀의 원투 펀치로 활약했다. 특히 개막전에서 KBO 최초 9이닝 퍼펙트 피칭을 펼치며 괴력을 과시했고 올 시즌은 지난해보다 훨씬 더 좋은 성적을 남겼다.
KBO리그 첫 역수출
에릭 테임즈


루친스키에 앞서 KBO리그 활약을 바탕으로 미국 무대에 복귀한, 이른바 ‘KBO리그 역수출’ 외국인 선수로 첫 번째 문을 두드린 선수가 바로 에릭 테임즈다. 테임즈는 2014년 NC 유니폼을 입고 2016년까지 그야말로 한국 프로야구를 폭격했다. 테임즈가 보여준 모습을 한 단어로 요약하자면 ‘전지전능’이다. 그는 3년 동안 타율 0.349, 출루율 0.451, 장타율 0.721, OPS 1.172를 기록하며 그야말로 한국 야구판을 폭격하는 수준이었다.
프로야구 역사상 29번 밖에 나오지 않은 싸이클링 히트를 한 시즌에 2번을 기록하는 말도 안 되는 기록은 물론 40홈런과 40도루를 기록하며 한국 프로야구 최초로 40-40클럽 가입자가 되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남겼다. 그렇게 한국을 폭격하고 메이저리그로 복귀한 테임즈는 밀워키 브루어스와 3년 보장 1,600만 달러, 최대 4년 2,250만 달러에 계약했다. 밀워키 소속으로 3년간 홈런 72개를 기록한 뒤 워싱턴 내셔널스와 일본 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를 거쳐 올 시즌은 오클랜드 산하 트리플A 소속으로 활약했다.
대표적인 성공 사례
SK 출신 메릴 켈리

KBO 역수출 첫 사례이자 나름 성공적인 성적을 거둔 테임즈보다 더 대표적인 성공 사례가 있다. 바로 SK 출신 메릴 켈리다. 켈리는 2015년 SK(현 SSG)에 영입돼 좋은 기량을 선보였다. 특히 2017년부터는 팀 내 타선이 폭발하면서 타선의 도움을 받으며 리그 최고의 이닝 이터로 각성했고 16승을 따냈다.
결국 2018년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이끈 후 빅리그 도전 의사를 밝혔고 2019년 애리조나와 3년 최대 1,450만 달러(약 186억 원)에 계약하며 빅리그에 입성했다. KBO리그에 오기 전까지 메이저리그에는 한 번도 콜업을 받지 못하며 마이너리그에서 선발과 불펜을 오가던 선수였던 그는 2019년 13승을 거두며 평균자책점 4.42로 선발 투수로 자리 잡았다.
2019년 이후 4년 연속 선발 로테이션을 지키고 있고 마침내 올 시즌 13승 8패 평균자책점 3.37로 커리어 하이를 찍었고 200이닝 이상 투구했다. 7월 마지막 주 내셔널리그 ‘이주의 투수상’을 받은 데 이어 7월 내셔널리그 ‘이달의 투수상’까지 거머쥐었다. 이러한 활약을 바탕으로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미국 대표팀 일원으로 선발되는 겹경사를 누렸다.
늘어나는 역수출 사례
복귀 후 좋은 활약

2020시즌 두산에서 뛰었던 크리스 플렉센도 메이저리그 복귀 후 성공적인 커리어를 이어 나가고 있다. 플렉센은 2020년 두산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끈 뒤 시애틀 매리너스와 2년 총 475만 달러(61억 원)에 계약하며 금의환향했다. 지난해 14승 6패, 올해 8승 9패를 기록했다. 최근 2년 모두 3점대 평균자책점으로 좋은 모습이다.
롯데 소속으로 2015년부터 2019년까지 활약한 레일리도 5시즌 동안 48승 53패 평균자책점 4.13을 기록했다. 이후 재계약에 실패한 그는 미국으로 돌아갔다. 신시내티 레즈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은 그는 불펜 요원으로 성공 신화를 쓰고 있다. 2020년 6홀드, 지난해 10홀드에 이어 올 시즌엔 25홀드를 기록했다. 53과 3분의 2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2.68로 낮은 편이었다.
레일리 외에도 KBO리그 구단과 재계약 실패 후 미국으로 돌아가 좋은 활약을 보인 선수들이 꽤 있다. 롯데 출신 샘슨과 마차도, 삼성 출신 러프, NC 출신 베탄코트 등 미국으로 돌아가 마이너리그와 메이저리그를 오가며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대다수 외국인 선수들은 미국 무대에서 입지를 잃고 한국 땅을 밟는다. 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 ‘KBO리그를 거쳐 간 선수들이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할 수 있다’라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가 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