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거면 경기 왜 하나
WC 결승 주심 오심 결말
오심에 멈춘 KBO 대기록

지난 27일 2년 1개월 만에 KB손해보험의 유니폼을 입고 한국프로배구 무대로 돌아온 안드레스 비예나가 성공적인 복귀전을 치렀다. 비예나는 한국전력을 상대로 2022-23시즌 도드람 V리그 경기에서 33득점을 터뜨리며 팀의 3-1 승리를 견인했지만, 스포트라이트는 비예나가 아닌 다른 곳에 집중됐다.
그 주인공은 ‘역대급 오심’을 초래한 심판들이었다. 경기가 끝난 뒤 배구 팬들을 비롯한 후인정 KB손해보험 감독이 심판을 향해 거센 비판을 쏟아내자 한국배구연맹(KOVO)은 직접 나서 사태 파악에 나섰다. 조사 결과 오심이 확인됐고 KOVO는 이날 경기에 투입된 심판진 3명에 대해 벌금 및 출전 배정 경기 정지 등의 징계를 내렸는데, 이 같은 사태가 발생하게 된 전말에 대해 알아보자.
누가봐도 네트 터치 판정
명경기 망친 심판들

오심 논란 사건은 KB손해보험이 세트 스코어 2-1로 앞선 상황에서 마주한 4세트 초반에 발생했다. 치열한 접전이 펼쳐지고 있던 가운데 KB손해보험은 4세트를 9-11로 끌려가고 있었던 상황에 홍상혁이 후위 공격을 시도했으나 공이 라인 밖을 벗어나 아웃 선언이 됐다.
이 상황을 지켜보던 후인정 감독은 한국전력의 네트 터치에 대한 비디오판독(VAR)을 요청했다. 홍상혁이 공격을 시도할 때 한국전력의 박찬웅이 블로킹을 하다가 네트를 건드렸다는 부분을 지적한 것. 현장에 있던 중계 화면에도 박찬웅의 팔뚝이 네트 상단에 닿는 장면이 잡혀 점수는 KB손해보험으로 갈 것이라 봤다.


하지만 심판은 VAR판독 결과 “네트 터치가 아니다”라고 판정을 내린 것이다. 이에 후인정 감독은 곧바로 강하게 항의했고 3명의 판독위원은 다른 각도에서 영상을 재확인했음에도 불구하고 판정은 뒤바뀌지 않았다. 오히려 심판은 8분가량의 경기 지연에 따른 후인정 감독에 옐로카드를 줬다.
이러한 상황에 후인정 감독은 “이럴거면 게임을 무엇하러 하나. 선수들 개고생해서 시즌하는데 이게 뭐 하는 거인지…이거 하나 때문에 지금 이기고 지는데”라고 하소연을 토로했다. 다행히도 KB손해보험은 4세트에서 역전에 성공하며 승리를 가져갔다. 다만 오심 논란은 끊이지 않고 계속 확산하자 KOVO는 사후 판독을 실시한 것. 결국 오심이었다는 것이 확인됐고 KOVO는 잘못된 판단을 내린 2명의 심판을 3경기 배정 제외했으며, 나머지 한 명 역시 1경기 출장 금지 결정을 내렸다.
선수를 울고 웃게 만든
카타르 심판의 판정

그런데 심판의 판정에 따른 논란은 비단 하루 이틀이 아니다. 지난 19일 아르헨티나 우승으로 막을 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결승전 판정을 놓고 말들이 많았다. 당시 아르헨티나와 우승컵을 두고 승부차기 접전까지 간 프랑스는 경기가 끝난 뒤 불만을 토로하며, 20만 명이 넘는 팬들이 재경기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결승전에서 리오넬 메시(파리 생제르맹)가 3번째 골을 넣을 때 아르헨티나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난입했다고 주장한 것인데, 주심으로 배정된 폴란드 출신의 시몬 마르치니아크가 킬리안 음바페(파리 생제르맹)의 2번째 골도 같은 상황이었다고 증거 사진을 제시해 잠시 잠잠해지는 듯했다.

그러나 얼마 뒤 주심이 자신의 오심을 인정하며 사건이 다시 재점화된 것이다. 영국 매체 ‘데일리스타’ 등에 따르면 주심이 결승전에서 실수를 실토했다고 보도했는데, “물론 이번 결승전에서 실수가 있었다. 아르헨티나 선수인 마르코스 아큐냐의 잘못된 태클 이후 프랑스의 역습을 방해했다”고 말했다. 이는 어드밴티지를 주고 경기를 속개했어야 했으나 경기를 중단 후 옐로카드를 준 것이 자신이 저지른 실수였다는 의미다.
그러면서 마르치니아크 주심은 “월드컵처럼 큰 경기에서 주심을 보는 것이 어렵다. 다만 중요한 것은 결승전을 제외한 큰 실수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많은 선수들이 우리에게 축하를 보냈고 음바페조차도 우리가 훌륭한 심판이라고 말해줬다”며 “경기에 뛴 선수들이 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자신이 저지른 실수에도 당당함을 보였다.
SSG 개막 11연승 막고
KBO 오심 역사에 기록


그렇다면 야구계는 어떤 오심 논란이 있었을까? 올해 4월 SSG랜더스는 한국프로야구(KBO)리그 개막 11연승 신기록 도전을 앞두고 좌절을 맛봐야 했다. 당시 LG트윈스와의 경기서 SSG는 1사 1루 추격 상황을 만들었지만 이닝이 종료가 됐다. LG 문보경의 두발과 미트 모두 파울 지역에 있었기에 명백한 파울이었던 장면.
그러나 1루심과 주심 모두 이를 잡아내지 못했는데, 내야 타구의 파울 여부는 VAR판독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재확인도 할 수 없었다. 결국 승리는 LG에게 넘겨야 했던 SSG. 경기가 끝난 후 KBO는 해당 논란을 심각하게 바라봤고, 파울 타구를 페어로 판정한 심판을 경고나 주의 조치가 아닌 2군 강등이라는 중징계를 내린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