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 2차전 MVP 이용규
국가대표 당시 비화
이용규가 뽑은 최고의 투수


LG와 키움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키움이 8-7로 LG에 진땀승을 거두며 시리즈 전적 1승 1패로 동률을 이뤘다. 이날 1회부터 흔들리는 LG 선발 플럿코를 상대로 키움 타자들이 적극적으로 대처하면서 대량 득점에 성공한 것이 가장 큰 승리 요인이었다.
특히 이날 지명타자 겸 2번 타자로 나선 이용규의 활약이 돋보였다. 4타수 2안타 2타점 2득점으로 리드오프로서 역할을 100% 수행하면서 이날 경기 MVP를 수상했다. 어느덧 37살에 접어든 이용규는 키움의 주장으로 활약하며 올 시즌 팀을 이끌고 있다.



기량이 전성기만은 못하지만, 여전히 가을 야구라는 큰 무대에서는 본인의 경험을 살려 큰 경기에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국가대표 출신 이용규는 2006년부터 2017년까지 한국 야구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멤버 중 한 명이다. 특히 2008년 베이징 올림픽부터 국가대표팀 부동의 테이블 세터로 활약했다.
이용규는 특유의 빠른 발과 KBO 최고의 컷팅 능력으로 상대 투수를 괴롭힌다. ‘용규 놀이’라는 말이 있을 만큼 상대 투수의 공을 잘 보고 잘 커트하는 능력을 보유한 것. 그러나 이런 이용규도 감당할 수 없는 투수가 있었다고 한다. 바로 일본의 오타니다. 현역 메이저리거로 활약 중인 오타니는 타자로도 엄청난 홈런을 쳐내며 만화 야구를 현실화했다.
때는 2015년 프리미어 12 개막전 한일전, 일본의 선발 투수는 오타니였다. 우리나라는 오타니에게 6이닝 동안 삼진 10개를 당하며 꽁꽁 묶였다. 이날 경기를 회상한 이용규는 자신이 본 최고의 투수는 오타니라고 대답했다. 다른 대단한 선수의 공은 쳐봤지만, 오타니는 레벨이 다른 투수라고 설명했다.


이용규는 줄곧 1번 타자로 나서 가장 먼저 상대 투수의 공을 느꼈다. 그래서 다음 타자들이 투수 볼에 관해 질문하면 일정 부분 팁을 전수했지만 유일하게 오타니의 공에 대해서는 어떠한 얘기도 하지 못했다고 한다. 160km의 직구와 146km의 포크볼, 높은 릴리스 포인트와 빠른 투구폼 등 차원이 달랐다고 설명했다.
2015년은 이용규가 한창 볼을 다루는 능력이 최상일 시기였다. 그런 이용규도 건드릴 수 없는 것이 오타니의 볼인 것을 고려한다면 감히 상상할 수 없는 구위였을 것이다. 한편, 프리미어 12에서 한국은 오타니를 2번 상대했는데 13이닝 중 삼진은 무려 21개를 당했고 안타는 단 3개밖에 뽑지 못했다.